[이슈&한반도] 보란 듯 핵시설 공개…불량국가에 발끈 외
입력 2025.02.08 (08:17)
수정 2025.02.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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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만든 한반도 지도에 남한 쪽이 회색으로 칠해진 채 '한국'이라고만 적혀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최근 중국 SNS에 북한 지도출판사가 인쇄한 ‘조선전도’가 게재됐는데요.
과거 남한 행정구역도 상세하게 표기했던 것과 달라진 건데 북한이 지난해 1월 선언했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2월 두 번째 주 '남북의 창'시작합니다.
지난달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무장국’이라고 칭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연락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는데요.
그런데 이에 보란 듯이, 김 위원장은 핵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핵 시설 공개는 지난해 9월 이후 두 번째인데, 북한은 그동안 비밀리에 숨겨온 핵 시설을 갑자기 왜 공개하는 걸까요?
현재 북한의 핵기술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은색 원기둥 모양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복도 양옆으로 빼곡히 늘어서 있습니다.
원심분리기들을 연결하는 캐스케이드와 이를 제어하는 조종 장치도 보입니다.
마치 핵시설의 안전성을 과시하듯, 김 위원장이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 사이를 여유롭게 걸어 다니는 모습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29일 : "무기급 핵물질 생산 계획을 초과 수행하고 나라의 핵 방패를 강화하는 데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핵시설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추켜세우며 다시 연락해 보겠다고도 했는데, 북한은 보란 듯 핵시설 공개로 응수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1월 23일 : "그는 종교적 광신도가 아니에요. 아마 똑똑한 사람일 것입니다. 똑똑합니다. (다시 연락할 건가요?) 그럴 것입니다. 그는 나를 좋아해요."]
[조선중앙TV/1월 29일 : "핵 대응 태세를 한계를 모르게 진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정치군사적 입장이며..."]
다만, 북한은 핵시설을 시찰한 시점과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2010년, 미국의 해커 박사를 초청해 공개한 바 있는 영변 핵시설이거나,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를 요구한 강선 단지, 또는 제3의 시설일 가능성이 모두 제기됩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지금 북한이 이루어 놓은 핵물질 능력이라든지, 미사일 능력이라고 하는 것들이 트럼프 1기 행정부와는 상당히 확연하게 질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시설이 있는데 한꺼번에 없애는 것은 어렵다.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이는 전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실 가장 궁금한 점은, 북한의 핵 능력이 어디까지 도달했느냐일 것입니다.
앞서 북한은 2010년 영변을 방문한 미국의 해커 박사에게 핵개발 초기 파키스탄으로부터 도입한 P2형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 해커 박사는 자신이 2010년에 본 것과 형태가 다르다며, 개량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원심분리기의 성능이 올라간다는 것은 (회전자의) 회전 속도가 증가한다, 빠르게 고속으로 회전할수록 분리 능력이 좋아지거든요. 그러니까 그 안에 회전자를 알루미늄에서 마레이징강(강철 합금)으로 바꾸고 마레이징강에서 탄소섬유로 바꾸면서 가볍고 질긴 소재를 써가면서 회전 속도를 증가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성능이 개선되는 거죠."]
이란도 파키스탄의 원심분리기를 넘겨받아 성능을 개량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단단한 강철 합금인 마레이징강을 활용하다 점차 탄소섬유로 바꿔 나갔는데, 북한의 핵시설도 이란의 설비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만약 북한이 안정적인 탄소섬유 생산 기술까지 확보했다면, 앞으로 핵물질 생산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그럼 그다음 단계는 뭐냐? 직경을 키우고 길이를 늘려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을 하는 것이다. 그때 되면 성능이 기존 것보다 2배, 3배로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같은 공장 규모 같은 원심분리기 대수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이 2배, 3배로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큰일이다."]
대미 메시지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놨습니다.
북한이 문제 삼은 것은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
[마코 루비오/미 국무장관/1월 30일 : "현재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rogue states)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는 미국이라며,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저질적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사실상 불량국가라는 단어 하나에 발끈한 것인데, 트럼프 행정부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얼마나 예의주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마치 과거에 부시 행정부 때 불량국가(rogue states) 그 발언을 생각나게 하잖아요. 그러고 나서 부시 행정부는 불량국가에 대해서 전쟁을 하거나 아니면 폭격을 하거나 어마어마한 제재를 취했었죠. 그러한 기억도 있을 테고 불량국가(rogue states)라고 북한을 낙인찍는 순간 사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비핵화 협상이 되진 않을 거라고 하는 걸 보여준다고 이해하시면 돼요."]
북한은 같은 날 노동신문에 트럼프 2기의 미사일 방어체계, 'MD 강화' 방침을 비난하며, 군사력 무한 강화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자체 핵무장’ 고조…실제 가능성은?▲
최근 백악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비핵화 대신 군축 협상을 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합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경우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른바 ‘자체 핵무장’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요?
[리포트]
1960년대 베트남 전쟁 패배 이후 미국은 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이른바 닉슨 독트린 전략.
실제 1971년 약 2만 명의 철수하자,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 국방을 모색하며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1972년 : "김일성이가 가령 무슨 구실을 잡아가지고 전쟁 도발을 했다, 자 미군은 다 돌아갔다, 한미 방위조약도 없어졌다. 미국이 군대를 보내가지고 그걸 막아주겠냐."]
그러자 미국은 안보 지원 중단과 주한 미군 완전 철수를 경고했고, 결국 1975년 한국은 핵개발 포기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30년이 지난 2004년,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홍역을 치렀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00년에 레이저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실험에 성공한 사실이 IAEA 사찰에서 밝혀진 것입니다.
당시 한국은 유엔안보리에 회부돼 제재를 당할 처지에 놓였지만, 일본과 독일의 지원으로 간신히 위기를 면합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안보 불안이 자극될 때마다, 한국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2024년 10월 : "적극적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통해서 대한민국 안전보장, 나아가서 자체 핵무장을 위한 여론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 KBS 설 여론조사에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경우, 우리나라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이 74%나 됐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무리 동맹국이지만 동맹국이 핵을 갖게 됐을 시, 그 지역에서 동맹국의 영향력이 퍼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해왔어요. 그만큼 동맹이 이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고 트럼프행정부가 자체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자체 핵무장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고 지난한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원전 수출국이지만,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연구는 2004년 레이저 우라늄 농축 시설이 발각된 이후 사실상 멈춘 상태입니다.
만약 미국과 IAEA 감시를 뚫고 무기급 핵물질을 농축하는 데까지 성공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선진국이 원심분리기 갖고 기초연구에서 최종 생산까지 15년에서 20년 걸렸어요. 혹자는 우리가 2000년도에 레이저로 우라늄 농축을 했기 때문에 그걸 갖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계시죠. 그러나 우리가 한 것은 초기 단계의 실험실 단계의 연구였지 공정을 앞둔 공정화 연구는 아니었단 말이죠."]
폐기물 처리장 하나를 지을 때도 주민 반발 여론이 높은 상황인데, 당장 핵실험을 어디에서 할지,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어디에 둘지도 문제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 반발도 불을 보듯 뻔한 데다, 국제 제재를 당할 경우 외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는 등 경제적 충격도 상당할 전망입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1월 21일 :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지속 추진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 새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만든 한반도 지도에 남한 쪽이 회색으로 칠해진 채 '한국'이라고만 적혀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최근 중국 SNS에 북한 지도출판사가 인쇄한 ‘조선전도’가 게재됐는데요.
과거 남한 행정구역도 상세하게 표기했던 것과 달라진 건데 북한이 지난해 1월 선언했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2월 두 번째 주 '남북의 창'시작합니다.
지난달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무장국’이라고 칭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연락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는데요.
그런데 이에 보란 듯이, 김 위원장은 핵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핵 시설 공개는 지난해 9월 이후 두 번째인데, 북한은 그동안 비밀리에 숨겨온 핵 시설을 갑자기 왜 공개하는 걸까요?
현재 북한의 핵기술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은색 원기둥 모양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복도 양옆으로 빼곡히 늘어서 있습니다.
원심분리기들을 연결하는 캐스케이드와 이를 제어하는 조종 장치도 보입니다.
마치 핵시설의 안전성을 과시하듯, 김 위원장이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 사이를 여유롭게 걸어 다니는 모습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29일 : "무기급 핵물질 생산 계획을 초과 수행하고 나라의 핵 방패를 강화하는 데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핵시설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추켜세우며 다시 연락해 보겠다고도 했는데, 북한은 보란 듯 핵시설 공개로 응수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1월 23일 : "그는 종교적 광신도가 아니에요. 아마 똑똑한 사람일 것입니다. 똑똑합니다. (다시 연락할 건가요?) 그럴 것입니다. 그는 나를 좋아해요."]
[조선중앙TV/1월 29일 : "핵 대응 태세를 한계를 모르게 진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정치군사적 입장이며..."]
다만, 북한은 핵시설을 시찰한 시점과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2010년, 미국의 해커 박사를 초청해 공개한 바 있는 영변 핵시설이거나,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를 요구한 강선 단지, 또는 제3의 시설일 가능성이 모두 제기됩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지금 북한이 이루어 놓은 핵물질 능력이라든지, 미사일 능력이라고 하는 것들이 트럼프 1기 행정부와는 상당히 확연하게 질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시설이 있는데 한꺼번에 없애는 것은 어렵다.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이는 전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실 가장 궁금한 점은, 북한의 핵 능력이 어디까지 도달했느냐일 것입니다.
앞서 북한은 2010년 영변을 방문한 미국의 해커 박사에게 핵개발 초기 파키스탄으로부터 도입한 P2형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 해커 박사는 자신이 2010년에 본 것과 형태가 다르다며, 개량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원심분리기의 성능이 올라간다는 것은 (회전자의) 회전 속도가 증가한다, 빠르게 고속으로 회전할수록 분리 능력이 좋아지거든요. 그러니까 그 안에 회전자를 알루미늄에서 마레이징강(강철 합금)으로 바꾸고 마레이징강에서 탄소섬유로 바꾸면서 가볍고 질긴 소재를 써가면서 회전 속도를 증가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성능이 개선되는 거죠."]
이란도 파키스탄의 원심분리기를 넘겨받아 성능을 개량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단단한 강철 합금인 마레이징강을 활용하다 점차 탄소섬유로 바꿔 나갔는데, 북한의 핵시설도 이란의 설비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만약 북한이 안정적인 탄소섬유 생산 기술까지 확보했다면, 앞으로 핵물질 생산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그럼 그다음 단계는 뭐냐? 직경을 키우고 길이를 늘려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을 하는 것이다. 그때 되면 성능이 기존 것보다 2배, 3배로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같은 공장 규모 같은 원심분리기 대수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이 2배, 3배로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큰일이다."]
대미 메시지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놨습니다.
북한이 문제 삼은 것은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
[마코 루비오/미 국무장관/1월 30일 : "현재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rogue states)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는 미국이라며,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저질적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사실상 불량국가라는 단어 하나에 발끈한 것인데, 트럼프 행정부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얼마나 예의주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마치 과거에 부시 행정부 때 불량국가(rogue states) 그 발언을 생각나게 하잖아요. 그러고 나서 부시 행정부는 불량국가에 대해서 전쟁을 하거나 아니면 폭격을 하거나 어마어마한 제재를 취했었죠. 그러한 기억도 있을 테고 불량국가(rogue states)라고 북한을 낙인찍는 순간 사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비핵화 협상이 되진 않을 거라고 하는 걸 보여준다고 이해하시면 돼요."]
북한은 같은 날 노동신문에 트럼프 2기의 미사일 방어체계, 'MD 강화' 방침을 비난하며, 군사력 무한 강화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자체 핵무장’ 고조…실제 가능성은?▲
최근 백악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비핵화 대신 군축 협상을 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합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경우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른바 ‘자체 핵무장’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요?
[리포트]
1960년대 베트남 전쟁 패배 이후 미국은 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이른바 닉슨 독트린 전략.
실제 1971년 약 2만 명의 철수하자,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 국방을 모색하며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1972년 : "김일성이가 가령 무슨 구실을 잡아가지고 전쟁 도발을 했다, 자 미군은 다 돌아갔다, 한미 방위조약도 없어졌다. 미국이 군대를 보내가지고 그걸 막아주겠냐."]
그러자 미국은 안보 지원 중단과 주한 미군 완전 철수를 경고했고, 결국 1975년 한국은 핵개발 포기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30년이 지난 2004년,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홍역을 치렀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00년에 레이저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실험에 성공한 사실이 IAEA 사찰에서 밝혀진 것입니다.
당시 한국은 유엔안보리에 회부돼 제재를 당할 처지에 놓였지만, 일본과 독일의 지원으로 간신히 위기를 면합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안보 불안이 자극될 때마다, 한국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2024년 10월 : "적극적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통해서 대한민국 안전보장, 나아가서 자체 핵무장을 위한 여론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 KBS 설 여론조사에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경우, 우리나라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이 74%나 됐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무리 동맹국이지만 동맹국이 핵을 갖게 됐을 시, 그 지역에서 동맹국의 영향력이 퍼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해왔어요. 그만큼 동맹이 이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고 트럼프행정부가 자체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자체 핵무장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고 지난한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원전 수출국이지만,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연구는 2004년 레이저 우라늄 농축 시설이 발각된 이후 사실상 멈춘 상태입니다.
만약 미국과 IAEA 감시를 뚫고 무기급 핵물질을 농축하는 데까지 성공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선진국이 원심분리기 갖고 기초연구에서 최종 생산까지 15년에서 20년 걸렸어요. 혹자는 우리가 2000년도에 레이저로 우라늄 농축을 했기 때문에 그걸 갖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계시죠. 그러나 우리가 한 것은 초기 단계의 실험실 단계의 연구였지 공정을 앞둔 공정화 연구는 아니었단 말이죠."]
폐기물 처리장 하나를 지을 때도 주민 반발 여론이 높은 상황인데, 당장 핵실험을 어디에서 할지,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어디에 둘지도 문제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 반발도 불을 보듯 뻔한 데다, 국제 제재를 당할 경우 외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는 등 경제적 충격도 상당할 전망입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1월 21일 :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지속 추진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 새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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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한반도] 보란 듯 핵시설 공개…불량국가에 발끈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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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2-08 08:17:48
- 수정2025-02-08 08:30:58
![](/data/news/title_image/newsmp4/snwindow/2025/02/08/10_8170747.jpg)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만든 한반도 지도에 남한 쪽이 회색으로 칠해진 채 '한국'이라고만 적혀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최근 중국 SNS에 북한 지도출판사가 인쇄한 ‘조선전도’가 게재됐는데요.
과거 남한 행정구역도 상세하게 표기했던 것과 달라진 건데 북한이 지난해 1월 선언했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2월 두 번째 주 '남북의 창'시작합니다.
지난달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무장국’이라고 칭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연락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는데요.
그런데 이에 보란 듯이, 김 위원장은 핵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핵 시설 공개는 지난해 9월 이후 두 번째인데, 북한은 그동안 비밀리에 숨겨온 핵 시설을 갑자기 왜 공개하는 걸까요?
현재 북한의 핵기술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은색 원기둥 모양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복도 양옆으로 빼곡히 늘어서 있습니다.
원심분리기들을 연결하는 캐스케이드와 이를 제어하는 조종 장치도 보입니다.
마치 핵시설의 안전성을 과시하듯, 김 위원장이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 사이를 여유롭게 걸어 다니는 모습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29일 : "무기급 핵물질 생산 계획을 초과 수행하고 나라의 핵 방패를 강화하는 데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핵시설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추켜세우며 다시 연락해 보겠다고도 했는데, 북한은 보란 듯 핵시설 공개로 응수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1월 23일 : "그는 종교적 광신도가 아니에요. 아마 똑똑한 사람일 것입니다. 똑똑합니다. (다시 연락할 건가요?) 그럴 것입니다. 그는 나를 좋아해요."]
[조선중앙TV/1월 29일 : "핵 대응 태세를 한계를 모르게 진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정치군사적 입장이며..."]
다만, 북한은 핵시설을 시찰한 시점과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2010년, 미국의 해커 박사를 초청해 공개한 바 있는 영변 핵시설이거나,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를 요구한 강선 단지, 또는 제3의 시설일 가능성이 모두 제기됩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지금 북한이 이루어 놓은 핵물질 능력이라든지, 미사일 능력이라고 하는 것들이 트럼프 1기 행정부와는 상당히 확연하게 질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시설이 있는데 한꺼번에 없애는 것은 어렵다.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이는 전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실 가장 궁금한 점은, 북한의 핵 능력이 어디까지 도달했느냐일 것입니다.
앞서 북한은 2010년 영변을 방문한 미국의 해커 박사에게 핵개발 초기 파키스탄으로부터 도입한 P2형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 해커 박사는 자신이 2010년에 본 것과 형태가 다르다며, 개량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원심분리기의 성능이 올라간다는 것은 (회전자의) 회전 속도가 증가한다, 빠르게 고속으로 회전할수록 분리 능력이 좋아지거든요. 그러니까 그 안에 회전자를 알루미늄에서 마레이징강(강철 합금)으로 바꾸고 마레이징강에서 탄소섬유로 바꾸면서 가볍고 질긴 소재를 써가면서 회전 속도를 증가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성능이 개선되는 거죠."]
이란도 파키스탄의 원심분리기를 넘겨받아 성능을 개량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단단한 강철 합금인 마레이징강을 활용하다 점차 탄소섬유로 바꿔 나갔는데, 북한의 핵시설도 이란의 설비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만약 북한이 안정적인 탄소섬유 생산 기술까지 확보했다면, 앞으로 핵물질 생산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그럼 그다음 단계는 뭐냐? 직경을 키우고 길이를 늘려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을 하는 것이다. 그때 되면 성능이 기존 것보다 2배, 3배로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같은 공장 규모 같은 원심분리기 대수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이 2배, 3배로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큰일이다."]
대미 메시지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놨습니다.
북한이 문제 삼은 것은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
[마코 루비오/미 국무장관/1월 30일 : "현재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rogue states)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는 미국이라며,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저질적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사실상 불량국가라는 단어 하나에 발끈한 것인데, 트럼프 행정부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얼마나 예의주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마치 과거에 부시 행정부 때 불량국가(rogue states) 그 발언을 생각나게 하잖아요. 그러고 나서 부시 행정부는 불량국가에 대해서 전쟁을 하거나 아니면 폭격을 하거나 어마어마한 제재를 취했었죠. 그러한 기억도 있을 테고 불량국가(rogue states)라고 북한을 낙인찍는 순간 사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비핵화 협상이 되진 않을 거라고 하는 걸 보여준다고 이해하시면 돼요."]
북한은 같은 날 노동신문에 트럼프 2기의 미사일 방어체계, 'MD 강화' 방침을 비난하며, 군사력 무한 강화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자체 핵무장’ 고조…실제 가능성은?▲
최근 백악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비핵화 대신 군축 협상을 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합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경우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른바 ‘자체 핵무장’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요?
[리포트]
1960년대 베트남 전쟁 패배 이후 미국은 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이른바 닉슨 독트린 전략.
실제 1971년 약 2만 명의 철수하자,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 국방을 모색하며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1972년 : "김일성이가 가령 무슨 구실을 잡아가지고 전쟁 도발을 했다, 자 미군은 다 돌아갔다, 한미 방위조약도 없어졌다. 미국이 군대를 보내가지고 그걸 막아주겠냐."]
그러자 미국은 안보 지원 중단과 주한 미군 완전 철수를 경고했고, 결국 1975년 한국은 핵개발 포기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30년이 지난 2004년,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홍역을 치렀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00년에 레이저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실험에 성공한 사실이 IAEA 사찰에서 밝혀진 것입니다.
당시 한국은 유엔안보리에 회부돼 제재를 당할 처지에 놓였지만, 일본과 독일의 지원으로 간신히 위기를 면합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안보 불안이 자극될 때마다, 한국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2024년 10월 : "적극적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통해서 대한민국 안전보장, 나아가서 자체 핵무장을 위한 여론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 KBS 설 여론조사에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경우, 우리나라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이 74%나 됐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무리 동맹국이지만 동맹국이 핵을 갖게 됐을 시, 그 지역에서 동맹국의 영향력이 퍼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해왔어요. 그만큼 동맹이 이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고 트럼프행정부가 자체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자체 핵무장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고 지난한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원전 수출국이지만,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연구는 2004년 레이저 우라늄 농축 시설이 발각된 이후 사실상 멈춘 상태입니다.
만약 미국과 IAEA 감시를 뚫고 무기급 핵물질을 농축하는 데까지 성공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선진국이 원심분리기 갖고 기초연구에서 최종 생산까지 15년에서 20년 걸렸어요. 혹자는 우리가 2000년도에 레이저로 우라늄 농축을 했기 때문에 그걸 갖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계시죠. 그러나 우리가 한 것은 초기 단계의 실험실 단계의 연구였지 공정을 앞둔 공정화 연구는 아니었단 말이죠."]
폐기물 처리장 하나를 지을 때도 주민 반발 여론이 높은 상황인데, 당장 핵실험을 어디에서 할지,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어디에 둘지도 문제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 반발도 불을 보듯 뻔한 데다, 국제 제재를 당할 경우 외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는 등 경제적 충격도 상당할 전망입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1월 21일 :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지속 추진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 새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 만든 한반도 지도에 남한 쪽이 회색으로 칠해진 채 '한국'이라고만 적혀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습니다.
최근 중국 SNS에 북한 지도출판사가 인쇄한 ‘조선전도’가 게재됐는데요.
과거 남한 행정구역도 상세하게 표기했던 것과 달라진 건데 북한이 지난해 1월 선언했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2월 두 번째 주 '남북의 창'시작합니다.
지난달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핵무장국’이라고 칭하는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에게 연락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는데요.
그런데 이에 보란 듯이, 김 위원장은 핵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핵 시설 공개는 지난해 9월 이후 두 번째인데, 북한은 그동안 비밀리에 숨겨온 핵 시설을 갑자기 왜 공개하는 걸까요?
현재 북한의 핵기술은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이슈 앤 한반도'에서 분석해봤습니다.
[리포트]
은색 원기둥 모양의 우라늄 원심분리기가 복도 양옆으로 빼곡히 늘어서 있습니다.
원심분리기들을 연결하는 캐스케이드와 이를 제어하는 조종 장치도 보입니다.
마치 핵시설의 안전성을 과시하듯, 김 위원장이 수천 개의 원심분리기 사이를 여유롭게 걸어 다니는 모습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1월 29일 : "무기급 핵물질 생산 계획을 초과 수행하고 나라의 핵 방패를 강화하는 데서 획기적인 성과를 이룩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이 고농축우라늄 핵시설을 공개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추켜세우며 다시 연락해 보겠다고도 했는데, 북한은 보란 듯 핵시설 공개로 응수했습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1월 23일 : "그는 종교적 광신도가 아니에요. 아마 똑똑한 사람일 것입니다. 똑똑합니다. (다시 연락할 건가요?) 그럴 것입니다. 그는 나를 좋아해요."]
[조선중앙TV/1월 29일 : "핵 대응 태세를 한계를 모르게 진화시키는 것은 우리가 견지해야 할 확고한 정치군사적 입장이며..."]
다만, 북한은 핵시설을 시찰한 시점과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2010년, 미국의 해커 박사를 초청해 공개한 바 있는 영변 핵시설이거나,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를 요구한 강선 단지, 또는 제3의 시설일 가능성이 모두 제기됩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지금 북한이 이루어 놓은 핵물질 능력이라든지, 미사일 능력이라고 하는 것들이 트럼프 1기 행정부와는 상당히 확연하게 질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많은 시설이 있는데 한꺼번에 없애는 것은 어렵다.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이는 전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실 가장 궁금한 점은, 북한의 핵 능력이 어디까지 도달했느냐일 것입니다.
앞서 북한은 2010년 영변을 방문한 미국의 해커 박사에게 핵개발 초기 파키스탄으로부터 도입한 P2형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우라늄 농축시설을 처음 공개했을 당시, 해커 박사는 자신이 2010년에 본 것과 형태가 다르다며, 개량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원심분리기의 성능이 올라간다는 것은 (회전자의) 회전 속도가 증가한다, 빠르게 고속으로 회전할수록 분리 능력이 좋아지거든요. 그러니까 그 안에 회전자를 알루미늄에서 마레이징강(강철 합금)으로 바꾸고 마레이징강에서 탄소섬유로 바꾸면서 가볍고 질긴 소재를 써가면서 회전 속도를 증가시키는 거예요. 그래서 성능이 개선되는 거죠."]
이란도 파키스탄의 원심분리기를 넘겨받아 성능을 개량해 왔습니다.
초기에는 단단한 강철 합금인 마레이징강을 활용하다 점차 탄소섬유로 바꿔 나갔는데, 북한의 핵시설도 이란의 설비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만약 북한이 안정적인 탄소섬유 생산 기술까지 확보했다면, 앞으로 핵물질 생산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그럼 그다음 단계는 뭐냐? 직경을 키우고 길이를 늘려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을 하는 것이다. 그때 되면 성능이 기존 것보다 2배, 3배로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같은 공장 규모 같은 원심분리기 대수에서 생산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이 2배, 3배로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큰일이다."]
대미 메시지 수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내놨습니다.
북한이 문제 삼은 것은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발언.
[마코 루비오/미 국무장관/1월 30일 : "현재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rogue states)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는 미국이라며,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저질적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사실상 불량국가라는 단어 하나에 발끈한 것인데, 트럼프 행정부 인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얼마나 예의주시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마치 과거에 부시 행정부 때 불량국가(rogue states) 그 발언을 생각나게 하잖아요. 그러고 나서 부시 행정부는 불량국가에 대해서 전쟁을 하거나 아니면 폭격을 하거나 어마어마한 제재를 취했었죠. 그러한 기억도 있을 테고 불량국가(rogue states)라고 북한을 낙인찍는 순간 사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비핵화 협상이 되진 않을 거라고 하는 걸 보여준다고 이해하시면 돼요."]
북한은 같은 날 노동신문에 트럼프 2기의 미사일 방어체계, 'MD 강화' 방침을 비난하며, 군사력 무한 강화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자체 핵무장’ 고조…실제 가능성은?▲
최근 백악관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비핵화 대신 군축 협상을 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합니다.
때문에 일각에선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경우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른바 ‘자체 핵무장’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요?
[리포트]
1960년대 베트남 전쟁 패배 이후 미국은 아시아의 방위는 아시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이른바 닉슨 독트린 전략.
실제 1971년 약 2만 명의 철수하자, 박정희 대통령은 자주 국방을 모색하며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연두 기자회견/1972년 : "김일성이가 가령 무슨 구실을 잡아가지고 전쟁 도발을 했다, 자 미군은 다 돌아갔다, 한미 방위조약도 없어졌다. 미국이 군대를 보내가지고 그걸 막아주겠냐."]
그러자 미국은 안보 지원 중단과 주한 미군 완전 철수를 경고했고, 결국 1975년 한국은 핵개발 포기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30년이 지난 2004년,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홍역을 치렀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00년에 레이저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실험에 성공한 사실이 IAEA 사찰에서 밝혀진 것입니다.
당시 한국은 유엔안보리에 회부돼 제재를 당할 처지에 놓였지만, 일본과 독일의 지원으로 간신히 위기를 면합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안보 불안이 자극될 때마다, 한국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2024년 10월 : "적극적으로 전술핵 재배치를 통해서 대한민국 안전보장, 나아가서 자체 핵무장을 위한 여론 조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실제 KBS 설 여론조사에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경우, 우리나라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이 74%나 됐습니다.
[정구연/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미국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아무리 동맹국이지만 동맹국이 핵을 갖게 됐을 시, 그 지역에서 동맹국의 영향력이 퍼지는 것에 대해 상당히 우려를 해왔어요. 그만큼 동맹이 이완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고 트럼프행정부가 자체 핵무장을 용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자체 핵무장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길고 지난한 과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원전 수출국이지만,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연구는 2004년 레이저 우라늄 농축 시설이 발각된 이후 사실상 멈춘 상태입니다.
만약 미국과 IAEA 감시를 뚫고 무기급 핵물질을 농축하는 데까지 성공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춘근/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 "선진국이 원심분리기 갖고 기초연구에서 최종 생산까지 15년에서 20년 걸렸어요. 혹자는 우리가 2000년도에 레이저로 우라늄 농축을 했기 때문에 그걸 갖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계시죠. 그러나 우리가 한 것은 초기 단계의 실험실 단계의 연구였지 공정을 앞둔 공정화 연구는 아니었단 말이죠."]
폐기물 처리장 하나를 지을 때도 주민 반발 여론이 높은 상황인데, 당장 핵실험을 어디에서 할지, 핵연료 재처리 시설을 어디에 둘지도 문제입니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 반발도 불을 보듯 뻔한 데다, 국제 제재를 당할 경우 외국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는 등 경제적 충격도 상당할 전망입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1월 21일 :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이고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지속 추진되어야 합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 가질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국 새 행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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