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두 송곳 질문…“국정원장에겐 미국 출장만 물었나요?”
입력 2025.02.14 (06:00)
수정 2025.02.1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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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이해가 안 되네요"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조태용 국정원장에 대해 연이어 질문하면서 한 이야기입니다.
어제(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김형두 재판관은 약 30분 동안 비상계엄 당시의 주요 인물에 대한 통화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물어가며 조 원장에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상세하게 물었습니다.
■"왜 증인만 전화 두 번 받았을까?"
김 재판관은 조 원장에게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회의 소집에 대해 자세히 물었습니다.
조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 정각에는 윤 대통령에게, 5분 후에는 대통령실 부속실장으로부터 연이어 전화를 받았습니다.
12월 3일 오후 8시 윤석열 대통령 "어디세요?" 조태용 국정원장 "여기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미국 안 가셨어요?" 조태용 국정원장 "내일 떠납니다. 방금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송별 만찬 했습니다." 12월 3일 오후 8시 5분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 "어디 계십니까?" 조태용 국정원장 "내곡동입니다"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 "지금 들어오세요" |
'용산 대통령실'로 오라는 부속실장의 전화를 받고 조 원장은 추가 질문 없이 곧바로 용산으로 향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조 원장은 "총리 후보로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저(조 원장)를 혼자 불러 관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가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재판관은 비슷한 시간에 대통령실로 오라는 호출을 받은 국무위원들과 비교해 질문합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후 8시경,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오후 7시 54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저녁 6시 11분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대통령실로 오라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김영호 전 장관은 몇 번의 전화 연결이 실패 후에 대통령이 한 번 전화 걸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전화를 한 번 받았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거나, 부속실 등에서 전화를 걸거나…. 증인만 두 번 전화를 받았는데 왜 그랬을까요?" 조태용 국정원장 "저로서는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
조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를 하겠다는 윤 대통령에 대해 우려 표시했지만, 반대 표시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후 조 원장은 내곡동에 있는 국정원으로 돌아갔습니다.
■"홍장원에게 길게 지시, 국정원장에겐 황당한 이야기만?"
김형두 재판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조 원장에게 전화한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12월 3일 밤 10시 53분,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합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까,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반면, 윤 대통령은 해당 통화는 계엄과 무관한, 격려 차원의 전화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두 사람의 진술은 엇갈리지만, 비상계엄 직후 급박한 시점에 윤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통화 시간은 1분 24초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김 재판관은 바로 직후인 밤 10시 55분 윤 대통령과 조 원장의 통화에 주목해 묻습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굉장히 많은 지시를 했는데, 그리고 나서 바로 조 원장한테 전화해서 황당한 이야기를 한 겁니다. '미국 출장 어떻게 하실래요?' 이건 잘 이해가 안 가거든요" 조태용 국정원장 "그래서 대통령이 10시 53분에 홍 전 차장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해서 확신이 없어서, 홍 전 차장 말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
[연관 기사] 진술로 본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 (2025. 02. 05.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68225
■"홍장원 보고 듣고, '내일 이야기하자?' 그 정도 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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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체포조' 관련 내용으로 질문과 대답이 넘어갑니다.
비상계엄 직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잡기 위한, 이른바 '체포조' 논의가 있었습니다.
검찰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3일) 밤 10시 30분에서 40분 사이 조지호 경찰청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체포 대상자 15명을 불러줬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연관 기사] [단독] ‘체포 명단’에 “한동훈도 추가”…전화 받은 조지호 “정신나갔네” (2025. 02. 12. KBS 뉴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74152
홍 전 차장은 3일 밤 11시 6분, 여 전 사령관은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체포조' 단어를 쓰며 명단을 불러줬다고 증언했습니다.
밤 11시 30분, 조 원장은 홍 전 차장 등과 함께 국정원에서 회의를 열었습니다. 회의 직후 홍 전 차장은 "원장님 이거 언제 아셨나요"라고 물어봤지만 조 원장은 "뭘 그런 걸 물어봐요"라면서 홍 전 차장에게 "내일 아침 회의 때 논의하자"고 답했습니다.
김 재판관은 5~10분마다 계엄 주요 관계자들의 통화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조 원장의 대답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에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원장님 안색을 살피고 있었는데 생각이 많으신 거 같다'고 말한 후 뜸을 들인 뒤 '이재명, 한동훈 오늘 밤에 잡으러 다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홍 전 차장이 '방첩사가 잡으러 다닌다고 하지 않았고, 그냥 잡으러 다닐 거 같다'고만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조 원장은 재판관이 생각하는 것처럼 큰 비밀 이야기는 없었을 것이고, 홍 전 차장의 말대로 논의가 됐다면 직후 차장 해임 논의를 못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 "시간 순서로 놓고 보면 홍 전 차장이 그렇게 한가하게 이야기했을 거 같지 않습니다." "조 원장이 관련 내용을 듣고 나서도 '내일 이야기합시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 정도로밖에 이야기를 안 했나요?" 조태용 국정원장 "만일 홍 전 차장이 제게 자세히 이야기했다면 이후에 홍 전 차장 교체를 건의하기 상당히 어려웠을 겁니다. 그것만 봐도 그건 아니었을 거라고 제가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그러자 김 재판관은 체포 명단을 듣고 업무를 수행한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의 상황을 제시하며, 홍 전 차장이 '체포조' 등 심각한 이야기를 한 게 아니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 "조 원장 생각으로는 홍 전 차장이 그렇게 심각하게 이야기한 게 아니다?" 조태용 국정원장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제가 지침을 내리고 같이 남아서 사무실에 나와서 뭔가 일을 하거나 아니면 뭔가 결정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린 그대로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알아듣기 어려운 방법으로만 (홍 전 차장이) 이야기했고, 그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
홍 전 차장과 조 원장의 진술이 엇갈리자,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에 대해 추가로 증인으로 채택해 주라고 요청했고, 헌재는 오늘(14일) 재판관 평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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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이해가 안 되네요"
김형두 헌법재판관은 조태용 국정원장에 대해 연이어 질문하면서 한 이야기입니다.
어제(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김형두 재판관은 약 30분 동안 비상계엄 당시의 주요 인물에 대한 통화 내용을 시간 순서대로 물어가며 조 원장에게 어떤 상황이었는지 상세하게 물었습니다.
■"왜 증인만 전화 두 번 받았을까?"
김 재판관은 조 원장에게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회의 소집에 대해 자세히 물었습니다.
조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해 12월 3일 오후 8시 정각에는 윤 대통령에게, 5분 후에는 대통령실 부속실장으로부터 연이어 전화를 받았습니다.
12월 3일 오후 8시 윤석열 대통령 "어디세요?" 조태용 국정원장 "여기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미국 안 가셨어요?" 조태용 국정원장 "내일 떠납니다. 방금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와 송별 만찬 했습니다." 12월 3일 오후 8시 5분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 "어디 계십니까?" 조태용 국정원장 "내곡동입니다"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 "지금 들어오세요" |
'용산 대통령실'로 오라는 부속실장의 전화를 받고 조 원장은 추가 질문 없이 곧바로 용산으로 향합니다. 경찰 조사에서 조 원장은 "총리 후보로 계속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저(조 원장)를 혼자 불러 관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가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김 재판관은 비슷한 시간에 대통령실로 오라는 호출을 받은 국무위원들과 비교해 질문합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후 8시경,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오후 7시 54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저녁 6시 11분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대통령실로 오라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김영호 전 장관은 몇 번의 전화 연결이 실패 후에 대통령이 한 번 전화 걸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전화를 한 번 받았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거나, 부속실 등에서 전화를 걸거나…. 증인만 두 번 전화를 받았는데 왜 그랬을까요?" 조태용 국정원장 "저로서는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
조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를 하겠다는 윤 대통령에 대해 우려 표시했지만, 반대 표시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후 조 원장은 내곡동에 있는 국정원으로 돌아갔습니다.
■"홍장원에게 길게 지시, 국정원장에겐 황당한 이야기만?"
김형두 재판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 대통령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조 원장에게 전화한 내용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습니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12월 3일 밤 10시 53분,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합니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대공 수사권을 줄 테니까,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반면, 윤 대통령은 해당 통화는 계엄과 무관한, 격려 차원의 전화였다고 해명했습니다.
두 사람의 진술은 엇갈리지만, 비상계엄 직후 급박한 시점에 윤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통화 시간은 1분 24초 동안 대화를 나눴습니다.
김 재판관은 바로 직후인 밤 10시 55분 윤 대통령과 조 원장의 통화에 주목해 묻습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굉장히 많은 지시를 했는데, 그리고 나서 바로 조 원장한테 전화해서 황당한 이야기를 한 겁니다. '미국 출장 어떻게 하실래요?' 이건 잘 이해가 안 가거든요" 조태용 국정원장 "그래서 대통령이 10시 53분에 홍 전 차장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해서 확신이 없어서, 홍 전 차장 말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
[연관 기사] 진술로 본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 (2025. 02. 05. KBS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68225
■"홍장원 보고 듣고, '내일 이야기하자?' 그 정도 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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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체포조' 관련 내용으로 질문과 대답이 넘어갑니다.
비상계엄 직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을 잡기 위한, 이른바 '체포조' 논의가 있었습니다.
검찰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3일) 밤 10시 30분에서 40분 사이 조지호 경찰청장은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체포 대상자 15명을 불러줬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연관 기사] [단독] ‘체포 명단’에 “한동훈도 추가”…전화 받은 조지호 “정신나갔네” (2025. 02. 12. KBS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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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전 차장은 3일 밤 11시 6분, 여 전 사령관은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체포조' 단어를 쓰며 명단을 불러줬다고 증언했습니다.
밤 11시 30분, 조 원장은 홍 전 차장 등과 함께 국정원에서 회의를 열었습니다. 회의 직후 홍 전 차장은 "원장님 이거 언제 아셨나요"라고 물어봤지만 조 원장은 "뭘 그런 걸 물어봐요"라면서 홍 전 차장에게 "내일 아침 회의 때 논의하자"고 답했습니다.
김 재판관은 5~10분마다 계엄 주요 관계자들의 통화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조 원장의 대답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이에 조 원장은 "홍 전 차장이 '원장님 안색을 살피고 있었는데 생각이 많으신 거 같다'고 말한 후 뜸을 들인 뒤 '이재명, 한동훈 오늘 밤에 잡으러 다닐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홍 전 차장이 '방첩사가 잡으러 다닌다고 하지 않았고, 그냥 잡으러 다닐 거 같다'고만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조 원장은 재판관이 생각하는 것처럼 큰 비밀 이야기는 없었을 것이고, 홍 전 차장의 말대로 논의가 됐다면 직후 차장 해임 논의를 못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 "시간 순서로 놓고 보면 홍 전 차장이 그렇게 한가하게 이야기했을 거 같지 않습니다." "조 원장이 관련 내용을 듣고 나서도 '내일 이야기합시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 정도로밖에 이야기를 안 했나요?" 조태용 국정원장 "만일 홍 전 차장이 제게 자세히 이야기했다면 이후에 홍 전 차장 교체를 건의하기 상당히 어려웠을 겁니다. 그것만 봐도 그건 아니었을 거라고 제가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
그러자 김 재판관은 체포 명단을 듣고 업무를 수행한 김대우 방첩사 수사단장의 상황을 제시하며, 홍 전 차장이 '체포조' 등 심각한 이야기를 한 게 아니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김형두 헌법재판관 "조 원장 생각으로는 홍 전 차장이 그렇게 심각하게 이야기한 게 아니다?" 조태용 국정원장 "그런 이야기를 했으면 제가 지침을 내리고 같이 남아서 사무실에 나와서 뭔가 일을 하거나 아니면 뭔가 결정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린 그대로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알아듣기 어려운 방법으로만 (홍 전 차장이) 이야기했고, 그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
홍 전 차장과 조 원장의 진술이 엇갈리자, 윤 대통령 측은 홍 전 차장에 대해 추가로 증인으로 채택해 주라고 요청했고, 헌재는 오늘(14일) 재판관 평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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