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앞인데…‘용두산 신사’ 공포 체험?

입력 2025.08.13 (19:15) 수정 2025.08.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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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 용두산공원은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데도 젊은 층들이 거의 찾지 않는데요,

이렇다 보니 부산관광공사가 여름철, 이색적인 공포 콘텐츠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가 식민 지배의 상징인 '일본 신사'를 배경으로 한 데다, 콘텐츠 내용 역시 '저주와 귀신'이어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서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문을 열고 어두운 실내로 들어갑니다.

건물 안에는 곳곳이 빨간 물감,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소품들이 가득합니다.

["잠시만 이거 뭐야?"]

저주받은 용두산 신사 건물에 알 수 없는 괴현상으로 귀신이 나오고, 참가자들이 탈출한다는 콘텐츠입니다.

이 공포체험관의 주최 주관은 부산관광공사, 후원은 부산시 중구와 부산시설공단.

주말과 휴일 야간시간대 용두산공원에 젊은 층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게 기획 의도였습니다.

문제는 일본이 1916년, 전략적 요충지로 용두산공원에 세운 '용두산 신사'를 배경으로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문을 연 시기 역시, 지난달 26일 광복절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아픈 식민 지배의 상징인 '신사' 그리고 '저주와 귀신'까지 모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집니다.

[윤인섭/부산시 부산진구 : "국민적 아픔이 있는 것들은 피해서 지어도 처음 의도했던 콘텐츠들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었을 텐데…."]

또 일본 문화를 공포체험용으로 쓰는 방식조차 문화적 편견을 심을 수 있습니다.

[이기훈/연세대 사학과 교수 : "일본인들이 커뮤니티를 만들 때 기본이 되는 게 신사예요. 일본의 종교와 문화생활의 일부인데, 그 자체를 오락의 대상으로 만들고 희화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죠."]

민원이 잇따르자 부산관광공사는 개장한 지 보름 만에 간판 이름을 '용두산 신사'에서 '용골의 전설'로 바꿨습니다.

부산관광공사는 "종교나 정치적 메시지를 담지 않았다"며 "단순한 공포 체험, 부산의 이색 관광 콘텐츠로 봐 달라"고 운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정윤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화면제공:인스타그램 tetonyeokim_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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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절 앞인데…‘용두산 신사’ 공포 체험?
    • 입력 2025-08-13 19:15:35
    • 수정2025-08-14 16:41:23
    뉴스7(부산)
[앵커]

부산 용두산공원은 대표적인 관광 명소인데도 젊은 층들이 거의 찾지 않는데요,

이렇다 보니 부산관광공사가 여름철, 이색적인 공포 콘텐츠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콘텐츠가 식민 지배의 상징인 '일본 신사'를 배경으로 한 데다, 콘텐츠 내용 역시 '저주와 귀신'이어서,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서정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문을 열고 어두운 실내로 들어갑니다.

건물 안에는 곳곳이 빨간 물감,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소품들이 가득합니다.

["잠시만 이거 뭐야?"]

저주받은 용두산 신사 건물에 알 수 없는 괴현상으로 귀신이 나오고, 참가자들이 탈출한다는 콘텐츠입니다.

이 공포체험관의 주최 주관은 부산관광공사, 후원은 부산시 중구와 부산시설공단.

주말과 휴일 야간시간대 용두산공원에 젊은 층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게 기획 의도였습니다.

문제는 일본이 1916년, 전략적 요충지로 용두산공원에 세운 '용두산 신사'를 배경으로 내세웠다는 점입니다.

문을 연 시기 역시, 지난달 26일 광복절을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아픈 식민 지배의 상징인 '신사' 그리고 '저주와 귀신'까지 모두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집니다.

[윤인섭/부산시 부산진구 : "국민적 아픔이 있는 것들은 피해서 지어도 처음 의도했던 콘텐츠들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었을 텐데…."]

또 일본 문화를 공포체험용으로 쓰는 방식조차 문화적 편견을 심을 수 있습니다.

[이기훈/연세대 사학과 교수 : "일본인들이 커뮤니티를 만들 때 기본이 되는 게 신사예요. 일본의 종교와 문화생활의 일부인데, 그 자체를 오락의 대상으로 만들고 희화화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죠."]

민원이 잇따르자 부산관광공사는 개장한 지 보름 만에 간판 이름을 '용두산 신사'에서 '용골의 전설'로 바꿨습니다.

부산관광공사는 "종교나 정치적 메시지를 담지 않았다"며 "단순한 공포 체험, 부산의 이색 관광 콘텐츠로 봐 달라"고 운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정윤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화면제공:인스타그램 tetonyeokim_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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