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붕괴 “전도방지시설 임의제거가 주요 원인”
입력 2025.08.19 (21:06)
수정 2025.08.19 (2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 2월에 네 명이 숨졌던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에 대해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특히 구조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설비를 없애버린 게 중요한 원인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교각 위에 짓고 있는 고속도로 상판.
상판의 뼈대가 될 구조물, '거더'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무너져 내립니다.
길고 폭이 좁은 거더는 쉽게 기울어질 수 있어 이를 막는 전도방지 시설을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거더 밑바닥에 설치하는 나사, '스크류잭' 등입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는 이 스크류잭이 제거돼 있었습니다.
이런 전도방지 장치는 거더 사이에 콘크리트를 부어 완전히 굳게 한 다음 제거해야 하는데, 그전에 해체한 겁니다.
전체 스크류잭의 60%가 빠져 있었고, 전도방지 와이어도 제거돼 있었습니다.
시공 책임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하도급사가 이를 제거한 사실을 파악하지도 못했습니다.
[오홍섭/건설사고조사위원장 :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시 검측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리가 부실하였다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당시 사고는 상행선 방향 거더를 다 설치한 런처가 다시 후진해 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런처는 앞으로 가는 작업만 안전인증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후진 과정에서 런처 지지대에 비틀림이 생겼고, 지지대가 최대 15cm가량 들떠 거더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렇게 안전 기준을 위반한 런처 사용 계획을 발주청인 도로공사는 그대로 승인했습니다.
시공계획에 제시된 런처 운전자와 작업일지상 운전자가 다른 점 등 곳곳에서 안전 관리 감독 부실도 드러났습니다.
[김태병/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 "영업정지, 벌점, 과태료 등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조속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고 이후 현장에 남아 있는 기둥 등 구조물은 정밀 조사 이후, 보수나 재시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유건수/화면제공:국토교통부·한국도로공사
지난 2월에 네 명이 숨졌던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에 대해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특히 구조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설비를 없애버린 게 중요한 원인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교각 위에 짓고 있는 고속도로 상판.
상판의 뼈대가 될 구조물, '거더'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무너져 내립니다.
길고 폭이 좁은 거더는 쉽게 기울어질 수 있어 이를 막는 전도방지 시설을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거더 밑바닥에 설치하는 나사, '스크류잭' 등입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는 이 스크류잭이 제거돼 있었습니다.
이런 전도방지 장치는 거더 사이에 콘크리트를 부어 완전히 굳게 한 다음 제거해야 하는데, 그전에 해체한 겁니다.
전체 스크류잭의 60%가 빠져 있었고, 전도방지 와이어도 제거돼 있었습니다.
시공 책임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하도급사가 이를 제거한 사실을 파악하지도 못했습니다.
[오홍섭/건설사고조사위원장 :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시 검측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리가 부실하였다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당시 사고는 상행선 방향 거더를 다 설치한 런처가 다시 후진해 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런처는 앞으로 가는 작업만 안전인증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후진 과정에서 런처 지지대에 비틀림이 생겼고, 지지대가 최대 15cm가량 들떠 거더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렇게 안전 기준을 위반한 런처 사용 계획을 발주청인 도로공사는 그대로 승인했습니다.
시공계획에 제시된 런처 운전자와 작업일지상 운전자가 다른 점 등 곳곳에서 안전 관리 감독 부실도 드러났습니다.
[김태병/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 "영업정지, 벌점, 과태료 등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조속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고 이후 현장에 남아 있는 기둥 등 구조물은 정밀 조사 이후, 보수나 재시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유건수/화면제공:국토교통부·한국도로공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속도로 붕괴 “전도방지시설 임의제거가 주요 원인”
-
- 입력 2025-08-19 21:06:31
- 수정2025-08-19 22:00:25

[앵커]
지난 2월에 네 명이 숨졌던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에 대해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특히 구조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설비를 없애버린 게 중요한 원인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교각 위에 짓고 있는 고속도로 상판.
상판의 뼈대가 될 구조물, '거더'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무너져 내립니다.
길고 폭이 좁은 거더는 쉽게 기울어질 수 있어 이를 막는 전도방지 시설을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거더 밑바닥에 설치하는 나사, '스크류잭' 등입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는 이 스크류잭이 제거돼 있었습니다.
이런 전도방지 장치는 거더 사이에 콘크리트를 부어 완전히 굳게 한 다음 제거해야 하는데, 그전에 해체한 겁니다.
전체 스크류잭의 60%가 빠져 있었고, 전도방지 와이어도 제거돼 있었습니다.
시공 책임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하도급사가 이를 제거한 사실을 파악하지도 못했습니다.
[오홍섭/건설사고조사위원장 :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시 검측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리가 부실하였다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당시 사고는 상행선 방향 거더를 다 설치한 런처가 다시 후진해 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런처는 앞으로 가는 작업만 안전인증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후진 과정에서 런처 지지대에 비틀림이 생겼고, 지지대가 최대 15cm가량 들떠 거더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렇게 안전 기준을 위반한 런처 사용 계획을 발주청인 도로공사는 그대로 승인했습니다.
시공계획에 제시된 런처 운전자와 작업일지상 운전자가 다른 점 등 곳곳에서 안전 관리 감독 부실도 드러났습니다.
[김태병/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 "영업정지, 벌점, 과태료 등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조속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고 이후 현장에 남아 있는 기둥 등 구조물은 정밀 조사 이후, 보수나 재시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유건수/화면제공:국토교통부·한국도로공사
지난 2월에 네 명이 숨졌던 세종-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에 대해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특히 구조물이 넘어지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설비를 없애버린 게 중요한 원인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교각 위에 짓고 있는 고속도로 상판.
상판의 뼈대가 될 구조물, '거더'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무너져 내립니다.
길고 폭이 좁은 거더는 쉽게 기울어질 수 있어 이를 막는 전도방지 시설을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거더 밑바닥에 설치하는 나사, '스크류잭' 등입니다.
그런데 사고 현장에는 이 스크류잭이 제거돼 있었습니다.
이런 전도방지 장치는 거더 사이에 콘크리트를 부어 완전히 굳게 한 다음 제거해야 하는데, 그전에 해체한 겁니다.
전체 스크류잭의 60%가 빠져 있었고, 전도방지 와이어도 제거돼 있었습니다.
시공 책임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하도급사가 이를 제거한 사실을 파악하지도 못했습니다.
[오홍섭/건설사고조사위원장 :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시 검측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리가 부실하였다는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당시 사고는 상행선 방향 거더를 다 설치한 런처가 다시 후진해 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런처는 앞으로 가는 작업만 안전인증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후진 과정에서 런처 지지대에 비틀림이 생겼고, 지지대가 최대 15cm가량 들떠 거더 붕괴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렇게 안전 기준을 위반한 런처 사용 계획을 발주청인 도로공사는 그대로 승인했습니다.
시공계획에 제시된 런처 운전자와 작업일지상 운전자가 다른 점 등 곳곳에서 안전 관리 감독 부실도 드러났습니다.
[김태병/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 "영업정지, 벌점, 과태료 등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조속히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고 이후 현장에 남아 있는 기둥 등 구조물은 정밀 조사 이후, 보수나 재시공 여부가 결정됩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김현태/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유건수/화면제공:국토교통부·한국도로공사
-
-
이지은 기자 written@kbs.co.kr
이지은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