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이 쏘아올린 ‘전대 폭탄’…갈등 격화에 “징계 착수”
입력 2025.08.09 (15:05)
수정 2025.08.0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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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합동 연설회는 한마디로 '난장판'이었습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첫 무대였지만,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보다는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 진영의 갈등만 부각됐습니다.
행사장에선 후보자를 향한 비난과 선동, 심지어 당원 간 몸싸움도 벌어졌는데 그 중심에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가 있었습니다.
■ 전한길, 반탄파에겐 '박수'…찬탄파에겐 '배신자'
전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전한길뉴스' 기자 자격으로 출입했습니다. 기자들에게 주어지는 'PRESS' 비표를 받아 무대 앞 취재석에 앉았고, 행사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습니다.
언론인 자격으로 출입했다면 행사를 객관적으로 취재해 보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전 씨의 행동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후보들이 연설할 때는 '배신자' 구호 연호를 선창했 고 , 탄핵에 반대하는 후보에게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특히 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단상에 올랐을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 후보가 "'윤 어게인'을 외치는 자들을 몰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전 씨는 "욕 나온다. 또 열받게 한다"며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또 "탄핵은 반대할 수 있지만 계엄을 옹호할 수는 없다"는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발언에는 아예 당원들 사이로 들어가 주먹을 흔들며 '배신자'를 외쳤습니다.
이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서 지지자 간 신경전이 격화됐고, 결국 고성과 몸싸움으로 번졌습니다.
■ 송언석 "출입금지 조치"…전한길 "언론 탄압" 반발
첫 시작부터 아수라장이 된 전당대회. 국민의힘 지도부는 결국 '전한길 출입금지'라는
옐로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 공지를 통해 "전 씨를 포함해 대의원 자격이 없는 인사에 대해 향후 개최되는 모든 전당대회 일정에 출입을 금지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전당대회를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만든 데 대해 엄중 경고한다"며 "선관위 및 중앙당·시도당에서는 전당대회가 원만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 씨는 '언론 탄압'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곧바로 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를 보내 "언론인으로서 전당대회 출입 자격이 있다. 금지한다면 언론 탄압"이라며, "김근식을 제재해야지, 평당원의 목소리를 낸 나를 제재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안철수 "미꾸라지 한 마리가 진흙탕 만들어", 조경태 "출당 조치해야"
당대표 후보들도 '찬탄파', '반탄파'에 따라 입장이 엇갈렸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합동 연설회에서 소란을 피운 데 대해 전한길 씨의 출당과 제명을 요구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오늘(9일) SNS 게시글을 통해 "전한길은 곧 국민의힘 해산의 길"이라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송언석 비대위원장과 선관위는 어제 벌어진 전한길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전 씨를 제명시켜야 한다"며 "대구, 경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수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조경태 후보도 SNS를 통해 "합동연설회 방해꾼인 전한길을 출당해야 한다"면서 "명백한 선거 방해 행위다. 이런 자들이 국민의힘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당 지도부는 합동 연설회 출입 금지를 넘어 즉각 출당 조치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 장동혁 "악마화 동의 안돼", 김문수 "주적은 이재명 정부"
정반대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SNS에서 "당이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치한 것은 명백히 미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적은 '이재명 정권'이라면서 "갈등을 녹여 용광로처럼 하나로 묶고, 그 과정에서 불순물을 걸러내자"고 제안했습니다.
장동혁 후보는 화살을 안철수 후보에게 돌렸습니다.
"내부총질하면서 전당대회를 치르려는 태도는 용서하기 어렵다"면서 "실력으로 승부하라"고 쏘아붙였습니다.
■ 국민의힘 "징계 절차 개시 결정…전당대회 혼란 없도록 할 것"
축제처럼 치러야 할 전당 대회. 그러나 '배신자 소동'으로 갈등만 노정하자 , 국민의힘은 전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9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개최했다"며 "당원 전유관(예명 전한길) 씨 조사를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앙윤리위원회로 이첩하여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윤리위원회 규정에 의거해 신속한 윤리위 소집을 요구했다"며 "더 이상 전당대회의 혼란이 없도록 조속히 결론 내릴 것을 윤리위에 당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12일), 충청·호남(13일), 수도권·강원·제주(14일)에서 연설회를 연이어 개최할 예정입니다.
전 씨는 12일 부울경 연설회를 비롯해 남은 합동연설회에도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의원 자격으로는 아니더라도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하겠다는 겁니다.
또, 자신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 경우 항의 차원에서 당사를 방문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며 추락하는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으려 했던 국민의힘 지도부로서는 고심이 깊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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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5-08-09 15:05:02
- 수정2025-08-09 19:11:07

어제(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합동 연설회는 한마디로 '난장판'이었습니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첫 무대였지만,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보다는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 진영의 갈등만 부각됐습니다.
행사장에선 후보자를 향한 비난과 선동, 심지어 당원 간 몸싸움도 벌어졌는데 그 중심에는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가 있었습니다.
■ 전한길, 반탄파에겐 '박수'…찬탄파에겐 '배신자'
전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전한길뉴스' 기자 자격으로 출입했습니다. 기자들에게 주어지는 'PRESS' 비표를 받아 무대 앞 취재석에 앉았고, 행사를 온라인으로 생중계했습니다.
언론인 자격으로 출입했다면 행사를 객관적으로 취재해 보도해야 합니다. 그러나 전 씨의 행동은 이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후보들이 연설할 때는 '배신자' 구호 연호를 선창했 고 , 탄핵에 반대하는 후보에게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특히 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단상에 올랐을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 후보가 "'윤 어게인'을 외치는 자들을 몰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발언하자, 전 씨는 "욕 나온다. 또 열받게 한다"며 격하게 반응했습니다.
또 "탄핵은 반대할 수 있지만 계엄을 옹호할 수는 없다"는 김근식 최고위원 후보 발언에는 아예 당원들 사이로 들어가 주먹을 흔들며 '배신자'를 외쳤습니다.
이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서 지지자 간 신경전이 격화됐고, 결국 고성과 몸싸움으로 번졌습니다.
■ 송언석 "출입금지 조치"…전한길 "언론 탄압" 반발
첫 시작부터 아수라장이 된 전당대회. 국민의힘 지도부는 결국 '전한길 출입금지'라는
옐로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 공지를 통해 "전 씨를 포함해 대의원 자격이 없는 인사에 대해 향후 개최되는 모든 전당대회 일정에 출입을 금지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전당대회를 분열과 갈등의 장으로 만든 데 대해 엄중 경고한다"며 "선관위 및 중앙당·시도당에서는 전당대회가 원만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 씨는 '언론 탄압'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곧바로 기자들에게 문자 공지를 보내 "언론인으로서 전당대회 출입 자격이 있다. 금지한다면 언론 탄압"이라며, "김근식을 제재해야지, 평당원의 목소리를 낸 나를 제재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안철수 "미꾸라지 한 마리가 진흙탕 만들어", 조경태 "출당 조치해야"
당대표 후보들도 '찬탄파', '반탄파'에 따라 입장이 엇갈렸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합동 연설회에서 소란을 피운 데 대해 전한길 씨의 출당과 제명을 요구했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오늘(9일) SNS 게시글을 통해 "전한길은 곧 국민의힘 해산의 길"이라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송언석 비대위원장과 선관위는 어제 벌어진 전한길 논란에 대해 당무감사를 실시하고, 전 씨를 제명시켜야 한다"며 "대구, 경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수치"라고 비판했습니다.
조경태 후보도 SNS를 통해 "합동연설회 방해꾼인 전한길을 출당해야 한다"면서 "명백한 선거 방해 행위다. 이런 자들이 국민의힘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당 지도부는 합동 연설회 출입 금지를 넘어 즉각 출당 조치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 장동혁 "악마화 동의 안돼", 김문수 "주적은 이재명 정부"
정반대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SNS에서 "당이 일부 인사에게만 경고 조치한 것은 명백히 미흡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주적은 '이재명 정권'이라면서 "갈등을 녹여 용광로처럼 하나로 묶고, 그 과정에서 불순물을 걸러내자"고 제안했습니다.
장동혁 후보는 화살을 안철수 후보에게 돌렸습니다.
"내부총질하면서 전당대회를 치르려는 태도는 용서하기 어렵다"면서 "실력으로 승부하라"고 쏘아붙였습니다.
■ 국민의힘 "징계 절차 개시 결정…전당대회 혼란 없도록 할 것"
축제처럼 치러야 할 전당 대회. 그러나 '배신자 소동'으로 갈등만 노정하자 , 국민의힘은 전 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늘(9일) 언론 공지를 통해 "오전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개최했다"며 "당원 전유관(예명 전한길) 씨 조사를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앙윤리위원회로 이첩하여 징계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윤리위원회 규정에 의거해 신속한 윤리위 소집을 요구했다"며 "더 이상 전당대회의 혼란이 없도록 조속히 결론 내릴 것을 윤리위에 당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부산·울산·경남(12일), 충청·호남(13일), 수도권·강원·제주(14일)에서 연설회를 연이어 개최할 예정입니다.
전 씨는 12일 부울경 연설회를 비롯해 남은 합동연설회에도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대의원 자격으로는 아니더라도 언론인 자격으로 참석하겠다는 겁니다.
또, 자신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 경우 항의 차원에서 당사를 방문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며 추락하는 지지율 반등의 계기로 삼으려 했던 국민의힘 지도부로서는 고심이 깊어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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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eyer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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