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감학원 시굴 하루 만에 유골 발견…어린이 시신 최소 150구 추정
입력 2022.09.28 (21:22)
수정 2022.09.2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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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에서, 그리고 안산에서 오랜시간 깊고 어두운 땅속에 묻혀있던 현대사의 상처들이 하나둘 진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먼저 일제강점기부터 군사정권 시절까지 운영된 경기도 안산 선감학원 관련 소식입니다.
부랑자를 교화한다면서 아이들을 가두고 노역까지 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암매장된 피해자가 많다는 증언들이 잇따랐습니다.
시신이 묻혔다는 증언이 이어진 장소에서 조사가 시작됐는데 하루 만에 10대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가 발견됐습니다.
이윤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풀 사이로 봉분 수십 개가 솟아 있습니다.
자그마한 크기들...
어린이들이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묘비명조차 없는 무덤들입니다.
[정진각/전 선감학원사건피해자신고센터 사무국장/지난 4월 : "쌍둥이기 때문에 특이하니까. 그 당시 원생들이 많이 기억을 했어요. 그래서 죽어서 묻힐 때 묻은 사람들이 나타났어요. 자기가 쌍둥이는 묻은 기억이 있대."]
선감학원이 폐쇄된 지 40년.
진실화해위원회는 그제부터 유해 시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실체는 금세 드러났습니다.
하루 만에 14개 넘는 치아와 여러 개의 단추가 발견됐습니다.
모두 10대 피해자들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황일로/선감학원 피해자 : "부모 얼굴 한번 못 보고 다 간 형제, 친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람들 아닙니까? 그러니깐 나는 마음이 참 너무 뭐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형제복지원' 같은 집단 인권침해 시설 가운데, 국가가 공식적으로 유해를 찾아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훈/작가/지난 26일/시굴 행사 : "오직 사실의 바탕 위에서만 화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사실의 힘에 의해서만 화해가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곳 시굴 현장에는 적어도 150구의 시신이 매장됐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 계획된 시굴 조사는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로 열 살 전후 어린이들이라 발굴도 성인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승원/한국선사문화연구원 부원장 : "(어린이는) 뼈가 완전하게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산성 토양에서는 부식이 쉽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정확한 피해를 확인하려면 '시굴'이 아닌, 정식 '유해 발굴'이 필요하다고 보고, 다음 달, 경기도 등에 이를 권고할 계획입니다.
폭행이나 굶주림 등으로 숨진 피해자 대부분은 반세기 이상 '진실 너머에' 묻혀 있었습니다.
[황일로/선감학원 피해자 : "오늘이 가장 기쁘면서도 저렇게 나온 거 보니까 내가 너무 슬퍼서 마음이 착잡합니다 아주..."]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정현
광주에서, 그리고 안산에서 오랜시간 깊고 어두운 땅속에 묻혀있던 현대사의 상처들이 하나둘 진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먼저 일제강점기부터 군사정권 시절까지 운영된 경기도 안산 선감학원 관련 소식입니다.
부랑자를 교화한다면서 아이들을 가두고 노역까지 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암매장된 피해자가 많다는 증언들이 잇따랐습니다.
시신이 묻혔다는 증언이 이어진 장소에서 조사가 시작됐는데 하루 만에 10대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가 발견됐습니다.
이윤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풀 사이로 봉분 수십 개가 솟아 있습니다.
자그마한 크기들...
어린이들이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묘비명조차 없는 무덤들입니다.
[정진각/전 선감학원사건피해자신고센터 사무국장/지난 4월 : "쌍둥이기 때문에 특이하니까. 그 당시 원생들이 많이 기억을 했어요. 그래서 죽어서 묻힐 때 묻은 사람들이 나타났어요. 자기가 쌍둥이는 묻은 기억이 있대."]
선감학원이 폐쇄된 지 40년.
진실화해위원회는 그제부터 유해 시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실체는 금세 드러났습니다.
하루 만에 14개 넘는 치아와 여러 개의 단추가 발견됐습니다.
모두 10대 피해자들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황일로/선감학원 피해자 : "부모 얼굴 한번 못 보고 다 간 형제, 친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람들 아닙니까? 그러니깐 나는 마음이 참 너무 뭐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형제복지원' 같은 집단 인권침해 시설 가운데, 국가가 공식적으로 유해를 찾아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훈/작가/지난 26일/시굴 행사 : "오직 사실의 바탕 위에서만 화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사실의 힘에 의해서만 화해가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곳 시굴 현장에는 적어도 150구의 시신이 매장됐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 계획된 시굴 조사는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로 열 살 전후 어린이들이라 발굴도 성인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승원/한국선사문화연구원 부원장 : "(어린이는) 뼈가 완전하게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산성 토양에서는 부식이 쉽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정확한 피해를 확인하려면 '시굴'이 아닌, 정식 '유해 발굴'이 필요하다고 보고, 다음 달, 경기도 등에 이를 권고할 계획입니다.
폭행이나 굶주림 등으로 숨진 피해자 대부분은 반세기 이상 '진실 너머에' 묻혀 있었습니다.
[황일로/선감학원 피해자 : "오늘이 가장 기쁘면서도 저렇게 나온 거 보니까 내가 너무 슬퍼서 마음이 착잡합니다 아주..."]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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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2-09-29 0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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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그리고 안산에서 오랜시간 깊고 어두운 땅속에 묻혀있던 현대사의 상처들이 하나둘 진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먼저 일제강점기부터 군사정권 시절까지 운영된 경기도 안산 선감학원 관련 소식입니다.
부랑자를 교화한다면서 아이들을 가두고 노역까지 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암매장된 피해자가 많다는 증언들이 잇따랐습니다.
시신이 묻혔다는 증언이 이어진 장소에서 조사가 시작됐는데 하루 만에 10대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가 발견됐습니다.
이윤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풀 사이로 봉분 수십 개가 솟아 있습니다.
자그마한 크기들...
어린이들이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묘비명조차 없는 무덤들입니다.
[정진각/전 선감학원사건피해자신고센터 사무국장/지난 4월 : "쌍둥이기 때문에 특이하니까. 그 당시 원생들이 많이 기억을 했어요. 그래서 죽어서 묻힐 때 묻은 사람들이 나타났어요. 자기가 쌍둥이는 묻은 기억이 있대."]
선감학원이 폐쇄된 지 40년.
진실화해위원회는 그제부터 유해 시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실체는 금세 드러났습니다.
하루 만에 14개 넘는 치아와 여러 개의 단추가 발견됐습니다.
모두 10대 피해자들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황일로/선감학원 피해자 : "부모 얼굴 한번 못 보고 다 간 형제, 친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람들 아닙니까? 그러니깐 나는 마음이 참 너무 뭐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형제복지원' 같은 집단 인권침해 시설 가운데, 국가가 공식적으로 유해를 찾아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훈/작가/지난 26일/시굴 행사 : "오직 사실의 바탕 위에서만 화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사실의 힘에 의해서만 화해가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곳 시굴 현장에는 적어도 150구의 시신이 매장됐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 계획된 시굴 조사는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로 열 살 전후 어린이들이라 발굴도 성인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승원/한국선사문화연구원 부원장 : "(어린이는) 뼈가 완전하게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산성 토양에서는 부식이 쉽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정확한 피해를 확인하려면 '시굴'이 아닌, 정식 '유해 발굴'이 필요하다고 보고, 다음 달, 경기도 등에 이를 권고할 계획입니다.
폭행이나 굶주림 등으로 숨진 피해자 대부분은 반세기 이상 '진실 너머에' 묻혀 있었습니다.
[황일로/선감학원 피해자 : "오늘이 가장 기쁘면서도 저렇게 나온 거 보니까 내가 너무 슬퍼서 마음이 착잡합니다 아주..."]
KBS 뉴스 이윤우입니다.
촬영기자:류재현/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김정현
광주에서, 그리고 안산에서 오랜시간 깊고 어두운 땅속에 묻혀있던 현대사의 상처들이 하나둘 진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먼저 일제강점기부터 군사정권 시절까지 운영된 경기도 안산 선감학원 관련 소식입니다.
부랑자를 교화한다면서 아이들을 가두고 노역까지 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암매장된 피해자가 많다는 증언들이 잇따랐습니다.
시신이 묻혔다는 증언이 이어진 장소에서 조사가 시작됐는데 하루 만에 10대 피해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가 발견됐습니다.
이윤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풀 사이로 봉분 수십 개가 솟아 있습니다.
자그마한 크기들...
어린이들이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묘비명조차 없는 무덤들입니다.
[정진각/전 선감학원사건피해자신고센터 사무국장/지난 4월 : "쌍둥이기 때문에 특이하니까. 그 당시 원생들이 많이 기억을 했어요. 그래서 죽어서 묻힐 때 묻은 사람들이 나타났어요. 자기가 쌍둥이는 묻은 기억이 있대."]
선감학원이 폐쇄된 지 40년.
진실화해위원회는 그제부터 유해 시굴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실체는 금세 드러났습니다.
하루 만에 14개 넘는 치아와 여러 개의 단추가 발견됐습니다.
모두 10대 피해자들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황일로/선감학원 피해자 : "부모 얼굴 한번 못 보고 다 간 형제, 친형제보다 더 가까운 사람들 아닙니까? 그러니깐 나는 마음이 참 너무 뭐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형제복지원' 같은 집단 인권침해 시설 가운데, 국가가 공식적으로 유해를 찾아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훈/작가/지난 26일/시굴 행사 : "오직 사실의 바탕 위에서만 화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사실의 힘에 의해서만 화해가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곳 시굴 현장에는 적어도 150구의 시신이 매장됐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 계획된 시굴 조사는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주로 열 살 전후 어린이들이라 발굴도 성인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승원/한국선사문화연구원 부원장 : "(어린이는) 뼈가 완전하게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산성 토양에서는 부식이 쉽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정확한 피해를 확인하려면 '시굴'이 아닌, 정식 '유해 발굴'이 필요하다고 보고, 다음 달, 경기도 등에 이를 권고할 계획입니다.
폭행이나 굶주림 등으로 숨진 피해자 대부분은 반세기 이상 '진실 너머에' 묻혀 있었습니다.
[황일로/선감학원 피해자 : "오늘이 가장 기쁘면서도 저렇게 나온 거 보니까 내가 너무 슬퍼서 마음이 착잡합니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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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 기자 y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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