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는 말한다] “더위에 지친 벌들, 꽃가루 안 옮기고 휴식”

입력 2025.08.11 (12:22) 수정 2025.08.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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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여름, 극심한 더위에 사람 뿐 아니라 동식물들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특히 꿀벌의 경우 폭염에 건강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꽃가루를 옮기는 수분 활동도 멈출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는데요.

보도에 김진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양봉업자가 조심스레 벌통을 살피고 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20년 넘게 꿀벌 농장을 운영 중인데, 최근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꿀벌을 건강하게 키우려면 기생하는 진드기를 없애야 하는데, 폭염 때문에 제때 약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아이작 반스/양봉업자 : "꿀벌에 기생하는 바로아 진드기를 꼭 없애야 하는데요. 저희가 쓰는 방제 약제는 기온이 29.5도 이하일 때 사용해야만 벌통에 해가 가지 않고 효과적입니다."]

꿀벌들은 대개 열을 잘 견디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극심한 더위에는 탈수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케빈 맥클루니/볼링 그린 주립대 교수 : "꿀벌들이 얼마나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지, 또 얼마나 탈수를 견딜 수 있는지 조사해 본 결과, 극심한 더위가 찾아오기 전에 먼저 탈수로 한계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더위에 지친 벌들은 꽃가루를 옮기거나 꿀을 모으는 대신 커다란 잎사귀 아래 등 서늘하고 습한 곳에 숨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꿀벌의 수분 활동이 줄어들면 아몬드와 블루베리 등 다양한 작물의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릴 뿐 아니라, 작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의 식생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데요.

기후위기 속에서 꿀벌을 지키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후는 말한다'였습니다.

영상편집:이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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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는 말한다] “더위에 지친 벌들, 꽃가루 안 옮기고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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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5-08-11 13: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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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여름, 극심한 더위에 사람 뿐 아니라 동식물들도 지쳐가고 있습니다.

특히 꿀벌의 경우 폭염에 건강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 꽃가루를 옮기는 수분 활동도 멈출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는데요.

보도에 김진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양봉업자가 조심스레 벌통을 살피고 있습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20년 넘게 꿀벌 농장을 운영 중인데, 최근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꿀벌을 건강하게 키우려면 기생하는 진드기를 없애야 하는데, 폭염 때문에 제때 약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아이작 반스/양봉업자 : "꿀벌에 기생하는 바로아 진드기를 꼭 없애야 하는데요. 저희가 쓰는 방제 약제는 기온이 29.5도 이하일 때 사용해야만 벌통에 해가 가지 않고 효과적입니다."]

꿀벌들은 대개 열을 잘 견디는 걸로 알려져 있지만, 극심한 더위에는 탈수를 겪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케빈 맥클루니/볼링 그린 주립대 교수 : "꿀벌들이 얼마나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지, 또 얼마나 탈수를 견딜 수 있는지 조사해 본 결과, 극심한 더위가 찾아오기 전에 먼저 탈수로 한계에 이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더위에 지친 벌들은 꽃가루를 옮기거나 꿀을 모으는 대신 커다란 잎사귀 아래 등 서늘하고 습한 곳에 숨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꿀벌의 수분 활동이 줄어들면 아몬드와 블루베리 등 다양한 작물의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는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릴 뿐 아니라, 작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의 식생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는데요.

기후위기 속에서 꿀벌을 지키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후는 말한다'였습니다.

영상편집:이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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