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하와이 독립운동가들의 무덤

입력 2025.08.14 (19:38) 수정 2025.08.14 (20:2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750만 재외 동포의 첫 이민지, 하와이는 최근에야 독립운동 유적지로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민 1세대들의 무덤이 상당수 방치되는 등 많은 독립운동 기록이 사라지고 있어, 더 적극적인 보존과 복원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인 이민자 백여 명이 일했던 하와이 최대의 사탕수수 농장, 이 농장이 문을 닫으면서 노동자들의 묘지도 방치되고 있습니다.

정글 같은 숲속 덤불을 헤치자, 낡은 비석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덕희/하와이 한인 이민연구소장 : "예수교인, 전...전..."]

확인 결과, 이 묘지의 주인은 전북 익산시 용안면 출신의 전내윤씨, 1905년 2월에 부인 감예씨, 근주·새별·진주 등 세 딸과 함께 하와이로 왔습니다.

전 씨는 자강회 편집위원과 독립운동 자금 지원 등 활발하게 활동하다 1915년 이곳에 묻힌 것입니다.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호놀룰루시 변두리의 한 묘지, 대학생들이 한국인 묘비 찾기에 나섰습니다.

관리가 안 돼 비석들이 부서져 있지만, 여기저기서 한국인을 찾아냈습니다.

[인하대학교 학군단 : "찾았습니다. 찾았습니다."]

1시간 남짓, 이 묘지에서 새로 발견한 한국인 묘비는 모두 여섯 기, 학생들은 한 분, 한 분, 묘비마다 선명하게 태극기를 붙여드렸습니다.

[장은예/인하대학교 3학년 : "이름조차 기록되지 못했다는 게 가장 외로울 것 같은데, 이제는 누가 봐도 '한국인이다' 싶게 (태극기를) 붙여놨으니까 조금 위안이 되지 않을까요."]

하와이에서 돌아가신 이민 1세대와 사진신부들은 5천여 명, 그러나, 이들의 독립운동 활동 등 행적을 알기 위해 찾아낸 묘비는 천4백여 명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박재웁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방치된 하와이 독립운동가들의 무덤
    • 입력 2025-08-14 19:38:11
    • 수정2025-08-14 20:21:04
    뉴스 7
[앵커]

750만 재외 동포의 첫 이민지, 하와이는 최근에야 독립운동 유적지로 조금씩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민 1세대들의 무덤이 상당수 방치되는 등 많은 독립운동 기록이 사라지고 있어, 더 적극적인 보존과 복원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박재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국인 이민자 백여 명이 일했던 하와이 최대의 사탕수수 농장, 이 농장이 문을 닫으면서 노동자들의 묘지도 방치되고 있습니다.

정글 같은 숲속 덤불을 헤치자, 낡은 비석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덕희/하와이 한인 이민연구소장 : "예수교인, 전...전..."]

확인 결과, 이 묘지의 주인은 전북 익산시 용안면 출신의 전내윤씨, 1905년 2월에 부인 감예씨, 근주·새별·진주 등 세 딸과 함께 하와이로 왔습니다.

전 씨는 자강회 편집위원과 독립운동 자금 지원 등 활발하게 활동하다 1915년 이곳에 묻힌 것입니다.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호놀룰루시 변두리의 한 묘지, 대학생들이 한국인 묘비 찾기에 나섰습니다.

관리가 안 돼 비석들이 부서져 있지만, 여기저기서 한국인을 찾아냈습니다.

[인하대학교 학군단 : "찾았습니다. 찾았습니다."]

1시간 남짓, 이 묘지에서 새로 발견한 한국인 묘비는 모두 여섯 기, 학생들은 한 분, 한 분, 묘비마다 선명하게 태극기를 붙여드렸습니다.

[장은예/인하대학교 3학년 : "이름조차 기록되지 못했다는 게 가장 외로울 것 같은데, 이제는 누가 봐도 '한국인이다' 싶게 (태극기를) 붙여놨으니까 조금 위안이 되지 않을까요."]

하와이에서 돌아가신 이민 1세대와 사진신부들은 5천여 명, 그러나, 이들의 독립운동 활동 등 행적을 알기 위해 찾아낸 묘비는 천4백여 명에 불과합니다.

KBS 뉴스 박재웁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