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북한군 포로 심문 동영상 공개…“여기서 살고 싶어요”

입력 2025.01.13 (06:24) 수정 2025.01.13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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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생포한 북한군을 심문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심문은 한국어를 하는 남성의 통역을 통해 진행됐는데,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은 한국 국가정보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의 지원으로 심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영상에서 손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운 채 조사받은 북한군은 ‘지금 여기가 어딘지 알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어?’라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지휘관들은 누구와 싸운다고 했느냐’는 물음에 이 북한군은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어요”라고 답합니다.

이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되기 전의 상황에 대해 “1월 3일 (전선에) 나와서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 부상당하고 (잡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자 이 북한군은 머뭇거리다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은가요?”라고 물은 뒤 “여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최대한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대답이 오자 이 북한군은 “집에는 안 보내주겠죠?”라고 물었고, 집에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가라면 가는데…”라고 말을 흐렸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남으라면 남겠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턱에 붕대를 감은 다른 북한군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의 위치를 아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앞서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을 인용해 생포된 북한군이 각각 20세, 26세 젊은 병사로 키이우로 이송돼 심문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측에 따르면 20살 병사는 소총병으로 생포 당시 시베리아 남부 투바 공화국 출신의 26살 남성인 것처럼 돼 있는 러시아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병사는 지난해 가을 북한 전투부대가 러시아에서 러시아 부대와 1주일간 함께 훈련받았을 때 이 신분증을 받았다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아니라 훈련을 위해 파견된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26살 또다른 생포 병사는 자신이 저격수였다고 밝혔습니다. 턱을 다쳐 말을 할 수 없어 종이에 답변을 적는 식으로 심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우크라 보안국은 전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북한군이 전투 중 ‘상당한 병력 손실’을 증언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분석에 따르면 1만1천여명의 북한 병력이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젤렌스키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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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13 06:24:19
    • 수정2025-01-13 07:42:48
    국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투에서 생포한 북한군을 심문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심문은 한국어를 하는 남성의 통역을 통해 진행됐는데, 우크라이나 정보당국(SBU)은 한국 국가정보원과 협력하는 한국인 통역의 지원으로 심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영상에서 손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운 채 조사받은 북한군은 ‘지금 여기가 어딘지 알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것을 알고 있었어?’라는 질문에 말없이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지휘관들은 누구와 싸운다고 했느냐’는 물음에 이 북한군은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어요”라고 답합니다.

이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되기 전의 상황에 대해 “1월 3일 (전선에) 나와서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5일 부상당하고 (잡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묻자 이 북한군은 머뭇거리다 “우크라이나 사람들 다 좋은가요?”라고 물은 뒤 “여기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최대한 여기서 살 수 있도록 해보겠다는 대답이 오자 이 북한군은 “집에는 안 보내주겠죠?”라고 물었고, 집에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가라면 가는데…”라고 말을 흐렸습니다. 우크라이나에 남으라면 남겠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턱에 붕대를 감은 다른 북한군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냐는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의 위치를 아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앞서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을 인용해 생포된 북한군이 각각 20세, 26세 젊은 병사로 키이우로 이송돼 심문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측에 따르면 20살 병사는 소총병으로 생포 당시 시베리아 남부 투바 공화국 출신의 26살 남성인 것처럼 돼 있는 러시아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병사는 지난해 가을 북한 전투부대가 러시아에서 러시아 부대와 1주일간 함께 훈련받았을 때 이 신분증을 받았다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아니라 훈련을 위해 파견된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26살 또다른 생포 병사는 자신이 저격수였다고 밝혔습니다. 턱을 다쳐 말을 할 수 없어 종이에 답변을 적는 식으로 심문이 이뤄지고 있다고 우크라 보안국은 전했습니다.

국정원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2명을 생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북한군이 전투 중 ‘상당한 병력 손실’을 증언했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분석에 따르면 1만1천여명의 북한 병력이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젤렌스키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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